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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세계는 하루 생활권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아직 완전한 하루 생활권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항공노선 잘 구성하면 하루 만에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가는데 크게 문제없는 수준이다.

이렇게 기술적으로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정작 자유로운 이동을 가로막는 것은 나라마다 가지는 편견과 경제상황, 정치적 이해 때문이다.

불과 1년 전(2008년 11월 17일)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해 미국 입국 시 요구하던 비자(Visa, 사증)를 면제됐다.  더 이상 미국을 들어가기 위해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하겠지만,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세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국 방문은 그 횟수가 많아질 수 밖에 없었다.

특정 한 나라를 입국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허가가 필요하다.  이런 허가를 보통 비자(Visa)라는 형태로 내어주는데, 미국도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해 비자를 요구해 왔다.  이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굴욕적일라고 생각될 만큼 다양한 자료와 증빙을 첨부해 제출해야만 했기에 미국에 대한 원성이 자자했었다.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날이면 날마다 길게 늘어섰던 미국 대사관 앞 (옛날 얘기지만..)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을 입국하기 위해 비자를 받아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무비자 협정 때문이다.  단지 사전 여행허가(?)를 인터넷을 간단하게 받으면 그것으로 충분하게 되었다.

중국인에 대한 한국 무비자 입국을 추진하는 모양이다.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약 1백16만 명)에 비해,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 여행객(3백96만 명)의 수가 훨씬 커 관광수지 불균형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이제 막 700만 명을 넘어선 지금 2012년까지 목표인 1000만 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중국인 무비자 한국 입국

중국인 무비자 한국 입국

이를 위해 내년 중국에서 열리는 상해 엑스포와 여수 엑스포 등을 계기로 양국 상호간에 무비자로 입국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은 현재 복잡하고 불편한 상호 비자 발급체계를 단순화해 간편화 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양국 상호 무비자 입국을 가능토록 하겠다는 얘기다.

이런 계획이 뉴스화되자 많은 사람들은 우려를 표명하는 가운데서도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보이는 반면 일부에서는 강력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불만을 표시하는 쪽 의견은 현재도 중국인에 의한 한국 불법체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입국마저 자유로워지면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물밀듯 밀려들어올 것이라는 것이 주 내용이다.

또 극히 일부지만 현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개발 사업에 중국인 인력을 동원하는 데 아주 적합한 정책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이쯤대면 상상력이 너무 풍부하다고 해야 하나, 어쩌면 정부 관계자가 이런 의견을 보고 적극 검토하지 않을까 싶다.  옳다꾸나! 가뜩이나 3D 업종 일들은 다들 싫어하는데 중국인들이라도 활용해 볼까 하고 말이다.

이런 비난이나 비아냥은 대개 중국에 대한 상대적 우등(?) 의식을 저변에 깔고 있는 것이어서, 한국에 입국하는 외국인, 특히 중국인은 전부 불법 체류 예상 범죄자처럼 인식하고 있다는데 비난의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다.

물론 우려하는 것처럼 관광객으로 들어왔다가 몰래 불법 체류하는 사람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럼 과연 얼마나 늘어날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에 관광 비자로 들어갔다가 눌러앉아 불법 체류하는 사례가 있다고 하나,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반대로 우리가 중국인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고 해도 관광객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리가 대문만 활짝 열어 놓았는데 정작 손님은 안 온다는 얘기다.  중국이라는 큰 나라를 경험한 사람들이 우리나라 같이 궁궐도 작고, 유적지도 얼마 안되는 나라에 뭐 볼게 있어서 오겠느냐는 것이다.  차라리 우리나라보다 더 선진화되고, 유적지도 많은 일본을 택할 것이라고 말한다.

투어 강국 코리아!!

투어 강국 코리아!!

하지만 이는 관광, 여행이라는 의미와 매력을 정확히 알고 있지 않다는 데에서 기인한 생각이다.  서울 사람이 우리나라 다른 고장을 여행하는 데 꼭 경제적인 측면이나, 유적 만을 고려하지는 않는다.  나와 다른 사람들, 우리 고장과 다른 풍경과 모습을 구경하고 즐기는데 여행의 매력이 있는 것이지 중국의 자금성같이 큰 유적이 없는 곳이라 여행의 매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거기다가 한국을 입국에 필요하지만 그동안 보통 까다롭지 않았던 비자 발급 절차가 없어지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관광 매력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일본은 아직까지 중국인에 대해 지나치게 철저하다 싶을 정도로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 비숫하지만 상대적인 매력에 있어 한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현재도 중국인이 우리나라를 자유롭게 무비자로 드나들 수 있다.  제주라는 지역으로 한정된 것이지만 말이다.  제법 매력적인 관광지인 제주로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였다.  덕분에 제주로 입국하는 중국인은 제주에게 있어 매우 비중이 큰 관광객이 되었다.

관광 경쟁력도 한 국가를 얼마만큼 알리고 부유하게 하느냐 하는 척도의 대상이 된다.  우리나라를 경험한 사람이 많으면 많아질 수록 우리나라, 세계 속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 또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으로 입국했다가 불법 체류하는 중국인이 없으리라고는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 법체계를 보완하고 제도적 장치를 통해 예방하고 줄여나가야 할 문제다.  단순히 중국인이라서 무비자는 안돼 라는 폐쇄적인 사고로는 세계와 더불어 사는 한국을 만들어가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한 미국 무비자 조치가 벌써 일년이나 되었다.  과연 그 이전과 그 이후 기간동안 비교했을 때 불법 체류자 비율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 지 궁금하다.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졌다고 해서 불법 체류자가 급증했을까? .............

인터넷에 떠도는 중국인 무비자 입국에 대한 비아냥 섞인 주장들을 보며, 1-2년 전 미국이 한국을 무비자 대상 국가로 허용한다고 했을때 미국인들이 우리와 비슷한 시각으로 한국인을 보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씁쓸한 기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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