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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출발과 도착,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마래바 2008.09.22 14:21

이 글을 올리고 있는 순간에도 수 많은 항공기가 하늘을 날고 있다.

공항에서는 수 많은 항공기들이 정해진 시간에 출발하기 위해 승객을 태우고, 짐을 실어나르며 준비에 한창일 것이다.

서울 시내 교통 수단, 특히 버스에 대한 불만 중 하나가,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약없이 기다리는 것이다.

그나마 버스 운행간격이 일정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도 않으면 '버스가 지금 막 다녀갔는지', '금방 올 것인지' 모른다는 것이 불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버스 운행상황을 정류장마다 전광판을 통해 보여주는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항공기 스케줄은 고객과의 약속


항공기 스케줄은 고객과의 약속이다.

정해진 시간에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것은 고객과의 기본 약속인 것이다.  고객은 이런 항공사의 약속을 믿고 운송을 맡기는 것이고, 항공사는 그에 상응하는 (정시 운항을 비롯한 여러가지 의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 의미로 약속한 출발시각을 지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약속 이행률 (정시 운항률) 은 대단히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아 권에서 양 항공사가 톱을 다투는 수준이다.  정시율은 통상 출발 예정시각을 기준으로 15분 이내에 출발하면 정시에 출발한 것으로 간주한다.

정시율 90% 라고 하는 것은 이런 조건 하에서 전체 항공편의 90% 이상이 정해진 시각에서 15분 이내에 출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위 링크의 글을 보면 알겠지만, 아시아나 유럽권 항공사들은 출발 정시율을 기준으로 한 반면, 미주 항공사들도착 정시율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 놓았다.



 미국 항공사, 정시 도착을 더 중요시..


"너 왜 이렇게 늦었어?"
  선생님이 지각한 학생을 꾸지람한다.

"집에서는 일찍 나왔는데요... 도중에 길이 막혀서 그만..."

집에서 일찍 출발했다는 것만으로 지각한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있을까?

학교에 제 시간에 도착하는 목적은 정해진 학과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다.  즉 학교 등교(도착) 이후의 스케줄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해진 등교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제 시각에 항공기가 도착해, 다음의 일정을 무사히 소화해야 하는 고객과 마찬가지로, 항공사도 항공기가 제 시각에 도착해야, 다음 항공편 운항에 차질을 주지않아 이후 항공편도 제 시간에 운항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미주 항공사들은 항공기 운항 정시율을 측정함에 있어서 출발 정시율보다는 도착 정시율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더 중요시 하고 있다.

아마도 미주 항공사들은 항공기가 제 시간에 도착해 그 다음 일정을 무리없이 진행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킨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도착 정시율을 중요시 여기는 것이 아닐까?



 고객은 정시 출발에 피부적으로 민감해..


그럼 왜 아시아나 유럽권 항공사들은 도착 정시율 대신에 출발 정시율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일까? 

항공기의 운항 특성 상, 도착 시각 보다는 출발 시각이 눈에 도드라진다는 점과 함께 항공기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항공기의 출발시각에 맞추기 위해 부지런을 떨며 준비해 공항에 나오는 만큼 출발 시각을 예민하게 느낀다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이것은 고객의 편의를 진정으로 고려한다기 보다는, 고객이 예민하게 느끼는 출발시각을 집중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출발 지연으로 인한 불만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더 큰 것이 아닐까?


항공기가 예정된 시각을 지켜 출발하는 것보다, 예정된 시각에 맞춰 도착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이전 포스트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일부 공항들은 항공기가 출발하기 위해 Push-Back(항공기 바퀴가 뒤로 굴러가는) 시점부터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순간까지 최장 1시간이 넘는 경우도 많다.

[항공소식] 항공기 이륙하기까지 한 시간이나 걸려? (2008/01/18)

즉,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공항 활주로에서 한 시간 가까이를 기다리는 공항이 많을 정도로 공항 등 외부환경은 항공기 정시 운항에 작지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항공기가 비행 중에 발생하는 기상 등의 문제로 항로를 바꿀 수도, 항공기 속도를 늦추거나 빨리하는 것도 앞뒤 항공기 비행 간격 때문에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예정된 도착시각을 맞추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출발과 도착,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항공기는 운항함에 있어서, 승객의 다음 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도록 정시에 도착하는 것이 정시에 출발하는 것보다는 훨씬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출발이야 어쨌든 약속된 시각에 도착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러나 항공기 정시운항이라는 것이 출발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의 일반적인 느낌과 조금이라도 출발이 늦으면 조급해하고 불안해하는 승객들의 성향을 고려한다면 출발 정시율 또한 그 중요성이 낮다고 말하기 어렵다.

게다가 항공기 도착이 조금 늦더라도 자신의 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으면 지연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도 항공사로 하여금 출발 정시율에 더욱 집착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하겠다.


'아! 이 비행기 제 시간에 출발하네?' 하는 고객의 느낌이 중요할까?  아니면 '제 시간에 도착해 다행이다. 다음 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으니 말야!' 라는 고객에게 주는 실질적인 이익이 중요할까?  원론적으로 생각하면 해답이 간단할 것 같지만, 현실세계에서는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것이 문제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항공기 운항에 있어서 출발시각을 지키는 것이 중요할까요?  출발시각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더라도 도착시각을 지키는 것이 중요할까요?




19 Comments
  • 프로필사진 RSS독자 2008.09.22 16:22 신고 미국은 국내선의 비중이 국제선보다 크고, 한 항공사가 여러 개의 허브를 가지고 환승을 시키는 비율이 많이 때문에 전체 프로세스로서의 도착시간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출발을 아무리 늦어도 제때 도착만 해준다면. 도착시간을 기준으로 관리하면 당연히 출발시간도 신경쓰겠지 하는 가정이 있겠죠. 어차피 출발을 어느 임계점을 지나서 늦게 하면 도착도 늦어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아시아와 유럽은 상대적으로 국제선의 비중이 높고 출발지가 제각각이니 전체 프로세스로 관리되기 보다는 개별 공항에서 출발시간 위주로 관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 싶구요.

    아시아나 유럽은 일단 나라가 작고, 주요 항공사중에 서로간에 촘촘히 연결된 허브를 두개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매우 드물고 (LH 정도가 유일?), 세개 있는 경우는 아예 없기 때문에 주 Hub 공항의 출발정시율만 지표로 관리하면 당연히 여기로 도착하는 정시율도 관리가 되는 반면에, 미국의 주요 항공사는 최소한 서너개는 되니까 조금 관점이 다를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9.23 23:37 신고 호오~ 그럴수도 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출발보다는 도착을 얼만큼 정시에 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 같은데,
    실제적으로 이용하는 승객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은 아무래도 출발 쪽이 강할 것 같습니다. ^^
  • 프로필사진 변성탱이 2008.09.22 22:28 신고 잘은 모르지만 체감상은 출발이 더 중요하게 느낄듯..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9.23 23:38 신고 네~
    피부적으로 느끼기엔 출발이 정시에 했는지가 더 중요하겠죠..
    그치만 실질적인 도움은 도착 쪽이 더하겠죠.?
  • 프로필사진 맑은물한동이 2008.09.23 00:20 신고 세상에 쉬운일은 하나도 없네요.
    항공기 정시 출발과 도착에 저런사연(?)들도 있군요.
    전 개인적으로 정시도착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실질적으로 고객을 위해...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9.23 23:39 신고 근데...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정시운항은 출발 쪽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더라구요. ^^
  • 프로필사진 봉군 2008.09.23 11:31 신고 왠지 출발 정확히 하면 용서가 되는듯 하는데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9.23 23:40 신고 아무래도 그렇죠? ㅋㅋ
  • 프로필사진 철희 2008.09.24 09:59 신고 저도 도착이 더 중요한거같은 생각이에요...
    낮비행기나 오후 비행기면 별 타격이 없지만 (좀 늦어도)
    근데 밤 늦은 비행기 연착먹으면...
    타고간 본인도 피곤하고.. 또 행여나 마중나온 사람 있으면 그 사람한테도 미안하고... 그래요...ㅎ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9.26 13:28 신고 당연히 도착이 더 중요한데, 사람들 체감상 출발이 늦어지면 꽤 신경 거슬려 하시니.. ^^
    감사합니다.
  • 프로필사진 현철 2008.09.24 22:27 신고 저도 체감상 정시출발이 더 용서가 되는 듯하네요..
    그런데 궁금한것이..
    분명이 출발이 예정시간보다..40분 늦었는데..
    도착한 시작은 예정시간보다 10분정도 밖에 안늦더라구요..
    (호주에서 국내선경우)
    어떻게 이게 가능한거죠?
    비행기가 맘만 먹으면 더 빨리 갈수 있는데..
    구간당 임의로 시간을 정해논건가요??
    궁금합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9.26 13:34 신고 바람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행기의 속도를 임의로 조정하기는 힘듭니다.
    작은 경우는 괜찮지만..
    항로 앞뒤에 다른 항공기들이 비행하고 있으니 함부로 추월(?)할 수는 없거든요. ^^;;
  • 프로필사진 Cost Index 2008.09.28 05:26 신고 뭐 ... 고객은 모르지만 ...

    회사는 연료를 얼마나 Save 하느냐를 더 생각할꺼 같은데요 ...

    --;

    그럼 Cost Index 0 로 가면 얼마나 좋아 ...

    ^^;

    그런데 우끼는게 CI 0 로 넣으면 비행시간이 늘어나는데 ...

    그럼 또 들어가는 비용이 있다는 거죠 ... ㅋㅋ

    암튼 복잡해요 ... ^^;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9.29 00:08 신고 운항관리사 이신 것 같네요 ^^
    닉네임도 그렇고요.. :)
  • 프로필사진 재외국민 2008.10.01 23:21 신고 일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나리타공항에서 전철로 약 2시간 반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데, 할인항공권을 구입하고 보니 나리타 도착시각이 집에 돌아갈 수 있는 막차시간 약 30분 전이더군요.. 난감했으나 환불, 변경도 안되고..
    하지만 그 늦은 시간의 나리타공항 입국장은 한산하고, 체크인한 짐이 없으니 비행기에서 내려서 뛰면 승산 있겠다 싶었습니다.

    근데... 인천 출발이 약 20분이나 지연되서 출발했습니다. 불안했죠. 하지만 그 정도라면 약 2시간의 비행에서 만회하겠거니, 도착은 제 시각에 하겠거니 하고 믿고 있었는데, 도착도 20분 늦게... ㅠ
    늦은 항공편이라 자리도 많이 비어 있었기 때문에, 승무원에게 사정을 말하고 출구에 가까운 자리로 착륙 직전에 옮겼습니다.
    그리고, 정말 눈섭 회날리도록 뛰었습니다.
    그러나...ㅠ 놓쳤습니다...
    그 때도 절실히 느꼈지만, 지금도 제 개인적으로는 출발이야 좀 늦어지더라도 도착만큼은 정확하실 원합니다....ㅎ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10.04 09:06 신고 네, 원칙적으로는 도착 정시가 더욱 중요합니다.
    그래야 그 다음 스케줄이 무리없이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승객이든, 비행기든 말입니다.
  • 프로필사진 차돌927 2008.10.07 21:53 신고 예전에 유럽여행을 다녀올때 파리에서 출발해서 런던을거쳐 홍콩에서 갈아타고 인천까지 들어온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비행편이 톱니바퀴 돌듯 정확했으면 좋았으련만 런던 히드로의 공항상태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출발시간 30분이 지났는데도 탑승게이트 조차 열리지 않았고 결국 1시간이 넘게 지체되어 이륙한 항공기는 홍콩도착시간 1시간 20분을 넘겨서 착륙했습니다. 갈아탈 항공기와의 간격이 2시간 정도였기 때문에 급하게 뛰면 탈수있을꺼라고 생각했지만...비행기는 버스가 아니더라구요..ㅋㅋ
    결국 2시간을 넘게 기다려 다음 항공편을 탔고 왔지만 오는 내내 공항버스가 끊길까봐 조바심을 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모든것을 볼때 항공기는 도착시간이 우선인듯합니다.
    물론 늦게 출발하면 늦게 도착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최대한 도착시간을 맞춰서 다음 일정에 차질을 최소한으로 줄수있도록 해야할듯합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10.08 07:11 신고 결과적으로는 도착 정시가 중요하겠지만, 역설적으로 출발이 정확해야 도착이 정시에 도착한다는 측면을 보면, 1차적으로는 출발이 더 중요할 것 같기는 합니다. ^^;;
  • 프로필사진 마래바라기 2015.04.18 16:33 신고 마래님 딸님 사진인가요?
    이제 미인이 됐겠네요

    그나저나 글들 참 알차네요..

    잘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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