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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18년을 산 사나이

마래바 2008.06.20 17:48
뉴욕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동유럽 작은 나라 '크로코지아' 의 빅터 나보스키(톰 행크스)는 아버지의 유언(?), 희망을 찾고자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한다.

그러나 입국심사대에서 그는 미국 입국이 거절된다.  미국으로 날아오는 짧은 사이에 자신의 조국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일시적으로 유령국가가 되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빅터는 다시 조국으로 돌아갈 수도, 미국에 입국할 수도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결국 그는 공항에서 생활하기 시작하고, 갖은 해프닝과 노력 끝에 결국 미국 입성에 성공하게 된다.

영화 터미널

영화 터미널

톰 행크스가 주인공 빅터 역을 맡아 열연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터미널(The Terminal) 이라는 영화의 줄거리다.

주인공 빅터는 장장 9개월이나 공항 출국장(면세지역) 안에서 생활한다.


영화 터미널(The Terminal)의 모티브가 되었던 사건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일까?

그저 영화에서나 있음직한 논픽션이지 않을까?

그렇지만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던 사건이 실제 있었음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실제에선 공항에서 산 기간이 영화 속의 9개월 정도는 가볍게 웃어넘길 만큼 엄청난, 자그마치 18년 동안이나 공항에서 생활한 사나이가 있었던 것이다.

1942년에 태어난 이란(Iran) 사람인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Mehran Karimi Nasseri)는 정치적 망명과 기구한 운명 으로 인해 자그마치 18년(1988.08 ~ 2006.07) 동안이나 프랑스 파리 샤를르드골 공항에서 생활했다.

영국 브래포드 대학에서 유학생활(3년)을 하는 동안 그는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 정권(1974년 집권)에 맞서는 저항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1975년 유학비용을 장만하러 테헤란 공항에 도착했다가 붙잡혀 감옥에 투옥, 추방되기까지 약 4개월간 고초를 겪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망명자로서 기구한 떠돌이 생활

이란에서 추방되어 유럽으로 돌아온 그는 독일(서독), 네덜란드, 프랑스, 유고슬라비아, 이태리, 영국 등에 차례로 망명을 요청하지만 거절된다.

1980년 10월 7일 그의 망명 요청이 유엔 난민국이 받아들여 벨기에서 1986년까지 생활하지만 영국으로 돌아가던 중, 프랑스 파리 샤를르드골 공항행 RER 기차역에서 가지고 있던 소지품을 도난당한다.  우여곡절 끝에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하지만 여권 등 신분 증명에 필요한 서류가 없는 상태로 다시 파리 샤를르드골 공항으로 추방되어 버렸다.

결국 그는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방법이 없어 결국 프랑스 파리 공항 내 무국적자 체류지역으로 옮겨졌다.  일시 망명자 자격으로 입국이 허용(1992)되기도 했으나, 프랑스 법원에 의해 다시 공항 여객터미널 체류지역에 머무르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최초 망명신청을 받아줬던 벨기에에 다시 최초 망명 신분회복을 요청((1995년)했으나 벨기에는 자국법에 망명자가 자국을 떠나는 경우 재입국을 허용치 않았던 관계로 이 또한 불가능했다.

1999년 프랑스 정부는 그에게 임시 망명여권을 부여해 프랑스에 살도록 허용했으나 나세리는 자신의 이름이 '알프레드 경(Sir Alfred)'이라며 원래 이름인 메르한 카리미 나세르 이름을 거부하며 이 프랑스 제의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그는 정신적으로도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해 자신이 이란 사람이라는 것도 부인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서전인 The Terminal Man

자서전인 The Terminal Man


차츰 그는 공항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한 그는 스스로 주변을 청소하고, 승객이 몰려드는 아침 5시면 일어나 화장실 세면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공항 직원들은 때때로 그의 의복을 세탁해 주기도 하고 소파, 의자 등을 제공하곤 했다.  그는 라디오를 듣거나 책을 읽고, 일기를 쓰는 것으로 하루 대부분을 보냈으며 그가 이때 작성한 일기를 바탕으로 "The Terminal Man" 이라는 이름의 자서전을 영국, 독일, 폴란드, 일본, 중국 등에서 출간되기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 '터미널'의 모티브가 된 나세리의 공항 인생

영화 터미널의 톰 행크스가 공항 면세지역에서 생활했던 것과는 달리 그는 출발 라운지 지역의 일부인 '부띠끄 & 레스토랑' 이라는 공간에 거주했다.  그는 항상 공항에서 생활해, 공항 근무자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였으며, 늘 가방과 카트(Cart)를 끌고 다녀, 마치 여행자 같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때로 그는 자신의 자서전을 판매하는 공항 내 서점 옆에서 사인을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사인을 해 주기도 했다고 한다.

나세리의 공항 인생은 2006년 7월,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끝났으며 2007년 3월 파리의 엠마우스 자선단체로 이송되었다.

나세리의 이 기구한 삶은 2004년 영화 터미널(The Terminal)에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당 영화사 홈페이지나, DVD 어디에도 이런 언급은 없다.

그렇지만 2003년 9월 뉴욕타임즈紙는 영화 터미널 제작을 위해 스필버그 감독이 그의 인생 이야기 권리를 구입했다고 전했으며, 가디언紙는 스필버그의 드림웍스가 판권을 위해 나세르에게 25만달러를 지불했고, 2004년 영화 홍보를 위해 포스터를 나세르가 거주하는 주변에 전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나세리는 자신을 소재로 한 이 영화에 대단한 관심을 가지고 기뻐했지만 실제 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이런 일이 있었을 줄이야..

영화에서 빅터는 마지막에 미국 뉴욕으로 입국해 자신의 아버지가 꿈꾸었던 재즈를 보며, 대리 한(?)을 풀기라도 했지만, 현실에서의 나세리는 18년이라는 세월을 무국적자로 보냈음에도 마지막까지 망명자로서의 신분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참고 : 위키피디아, 인터넷


18 Comments
  • 프로필사진 rince 2008.06.20 18:45 신고 어쩜 이리도 기구한 삶이... ㅠㅠ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6.21 05:53 신고 이 사람도 나중엔 어쩌면 자신의 그런 삶을 즐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 프로필사진 Karin 2008.06.20 20:55 신고 영화도 공항에서 촬영을 위해 빌리질 못해서

    공항셋트를 건물채로 지어서 찍었다고 하죠.. 어디서 봤던거라 맞는지는 확실치는 않네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6.21 05:53 신고 아 ! 그렇군요. ^^
    감사합니다.
  • 프로필사진 김치군 2008.06.20 21:03 신고 ^^... 이 이야기 듣고 참 별난 인생이 다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랜만에 다시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6.21 05:54 신고 저도 재미있게 봤던 영화였는데... 물론 마지막 결말이 너무 동화같아서 좀 그랬지만..
  • 프로필사진 KE 2008.06.20 23:49 신고 헉 이 영화 지금 제 하드에 있는데..
    실화인줄은 몰랐네요 ㅎㅎ

    음 그나저나 저 사람 자서전을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실제 카트 옮기고 기계서 나오는 돈으로 밥사먹고 그랬는지..ㅋㅋㅋ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6.21 10:39 신고 실화를 모티브로 삼았다는 것을 저도 얼마 전에야 알았습니다.^^
    다시한번 보고 싶기도 합니다. ^^
  • 프로필사진 2008.06.26 21:06 비밀댓글입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6.27 07:14 신고 원 내용과 비슷하긴 하지만, 터미널 2로 사용하기에 참 재미있는 내용이네요..
    다른 곳에 올리신 풀 스토리는 없나요?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디어 굳 ^^^^^^ :)
  • 프로필사진 2008.06.27 18:48 비밀댓글입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6.27 22:51 신고 별 말씀을요..
    아이디어가 훌륭하신데요. 글이란 참 묘한 매력을 가진 존재인 것 같습니다. ^^
  • 프로필사진 쏭군 2008.07.02 19:12 신고 헉..
    정말 엄청난 분이군요!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7.04 12:13 신고 아예 포기하고 사신 것 같더군요..^^
    불편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 건지..
  • 프로필사진 루돌프 2008.09.06 01:13 신고 영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ㅎ

    영국 식민지가 독립하기 전에 태어났던 사람은, '영국 해외시민여권'이라는 것을 받을 수 있어서 영국 시민권자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 됩니다.
    (1997년 홍콩이 반환되기 직전에 엄청난 여권신청 러쉬가 있었지요..)

    케냐에 살던 한 사람도 이 여권을 발급받아 영국으로 갔는데,
    영국 입국심사관이 입국을 거부한겁니다 -,.-;;
    문제는.. 이 사람이 영국에 가기 전에 케냐 시민권을 포기했다는 것이죠..
    (아마 이것 때문에 눌러살 것으로 보고 거부한것 같음..)

    결국 영국 입국 불가.. 무국적자라 케냐 입국 불가... orz...

    이 기구한 사연을 들은 공항 직원들이 밥사주고...
    케냐에서 가족들이 물품 공수해주고..(그래도 돈은 좀 있었던듯..)


    13개월동안 터미널에서 살았던 기구한 운명이였습니다 -_-
    (영국 법원에서 여권을 내줘서 지금은 영국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겁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9.06 22:13 신고 영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군요..
    상상만 하던 일들도 현실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
  • 프로필사진 와따헬 2008.09.25 14:21 신고 저도 비슷한(?)경험을 했네요.... 나라가 망해서 무국적자가 됐었다거나, 머 이런 거창한건 아니구요....

    2002년 초겨울이었던것 같은데, LA로 들어갔다가(항공사는 기억이 안남) 볼일 보고, 베가스로 이동(내셔널 에어라인이용)해서 또 일을 보고, 그리고 귀국하기 위해 LA로 이동하려고 하는데... 베가스에 온지 5일 정도밖에 안되었는데 타고왔던 내셔널에어라인이라는 회사가 파산했다고 하네요... 당근 모든 운항이 중단이구요... ㅜㅜ 물론 공항측에서는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구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았구요... 결국 AVIS에서 차량 렌트해서 부리나케 달렸네요... 한 13~4시간 걸렸던 듯,,,
    더 황당한건... 베가스~LA구간을 쓰지 않았다면서 150달러의 패널티를 먹었네요,,,, 파산해서 운항하지 않는 구간을 어떻게 타냐구 했더니,,, 자기들은 알바가 아니구, 티켓에 나와있는 구간중 하나라두 안타면 패널티를 내야한다는 규정만 적용할 뿐이라네요,,,, 황당X1000 하여간 퐝당한 경험이었네요,,,, 근데 왜 이 일이 갑자기 생각났을까????ㅋㅋㅋ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9.26 14:13 신고 정말 흔치않은 경험을 하셨네요..
    항공사 파산이라..
    중간 구간 사용하지 않아 패널티가 발생한 건 어쩔 수 없을겁니다.
    나중에 항공사간에 비용 정산을 하는데, 정산금액을 못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거나 최악의 경험이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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