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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의사 선생님 계신가요?

마래바 2008.03.11 08:30
얼마 전 포스트에서 기내에서 승객이 사망한다면 그 승객은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소재를 다룬 적이 있다.

그런데 우연찮게 그 포스트를 올린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국내 모 항공사의 유럽행 항공편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이 승객은 기내에서 사망하였고, 그 상태로 최종 목적지까지 비행했다고 한다.

이렇게 항공기내에서 갑자기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 승무원은 즉시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경미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기장에게 관련 현상을 알리고 기내에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계에 종사하는 승객이 있는 지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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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기내에 의사가 있다면 그 의사로부터 환자에 대한 진단 결과를 듣고 인근 공항으로 회항하거나 기내 응급조치로 끝낼 것인지 도움을 받게 된다.

"기내에 계신 승객 여러분께 잠시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  손님들 중에 의사 선생님이나 간호사 선생님 계십니까?  현재 기내에 급한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의료계에 종사하시는 분이 계시면 저희 승무원에게 말씀하여 주십시오."

이런 방송을 통해 다행히 의사가 있다면 기내에서 도움의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제나 자신의 몸은 자신이 제일 잘 아는 것.  항공 여행 시 몇가지만 기억하고 있다면 치명적인 위험으로부터 여러분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이 기내에서 갑자기 몸 상태가 안 좋아진다고 느낄 때 조치 사항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팁은 전직 승무원이자 현재 여행 컨설턴트인 James Wysong의 글에서 발췌한 것이다.  아주 기본적이고 사소한 내용이지만 알아두면 도움될 것 같아 정리해 보았다.


1. 즉시 도움을 청하라.

몸에 이상을 느끼면 즉시 승무원을 호출하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객실 승무원의 역할은 서비스에 있지 않다.  객실 승무원의 첫번째 존재 이유는 승객의 의료 비상상황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민간 항공기가 운여되기 시작했던 초기 시절의 객실 승무원이 간호사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쉽게 그 존재 이유를 알 수 있다.

현재의 객실 승무원은 승객의 신체상 위기 상황에 대비해 훈련과 교육을 중점적으로 받고 있으므로 훈련된 준 전문가임을 알 수 있다.


2. 의사를 요청하라.

몸의 증세가 간단치 않고 심각하다고 느끼면 즉시 승무원에게 의사를 불러달라고 요청하라.  그러면 승무원은 기내 방송을 통해 승객 중 의사나 간호사가 있는 지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거의 모든 비행편에 의사나 간호사 어느 쪽 한 명 정도는 탑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3. 과거 병력을 자세히 말하라.

일반 생활에서도 건강 진단 받을 때는 자신의 이전 병력이나 생활 습관을 솔직히 말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것처럼 기내에서 응급 상황이 되었을 때는 급한 상황이므로 즉시 자신의 병력을 의사에게 말해야 한다.

쉽게 발작을 일으키는 증세이거나 혼절하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의 지갑이나 수첩에 이런 증세를 미리 적어두는 것이 좋다.  만약 이런 걸 대비해서 약을 가지고 있다면 그 약 보관 위치도 함께 기재해 두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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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산소통 적극 활용

항공기내에는 응급 상황을 대비해 항상 산소통을 보관, 운영하고 있다.  이 산소통 운영에 대해서도 승무원은 전문가 수준임을 잊지 말자.


5. 신체 상태에 늘 주의하라.

알콜과 맞지 않는 약 등을 복용하고 있다면, 특히나 기내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기내에서 발생하는 응급 상황 중 상당 수가 이런 알콜, 약 부작용으로 인한 경우다. 

비행 중의 기내는 압력이 8000 피트에 해당한다.  지상에서 느끼는 압력과는 상당히 다르다.  이전 포스트에서도 다루었지만 이런 고도에서는 술이 훨씬 더 빨리, 많이 취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므로 특히 술에 대해서는 주의, 또 주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2007/09/03 - [하고하고/항공상식] - 안전한 항공여행, 상식적인 기내 수칙


6. 주변 상황에 관심을

내가 아니더라도 주변의 다른 승객들이 혹시 입이나 목을 부여잡고 화장실로 급히 뛰어 들어간다면 즉시 승무원에게 그 상황을 전달하라.  혹시 그 승객이 화장실에서 혼자 고통받고 있을 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7. 자신의 몸 상태를 판단해 비행기에 탑승하라.

몸에 이상을 느낀 상태라면 항공 여행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꼭 항공기를 타야 한다면 의사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항공 여행을 해도 좋은 지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


8. 흥분은 금물

상당 수의 심장 발작이나 멈춤은 심한 흥분 상태일 수록 발생할 확율이 높다고 한다. 가슴이 답답하고 조이는 느낌이 있다고 해서 심장발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니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승무원에게는 자신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려놓는 편이 좋다.

기내 환자 하기 장면

기내 환자 하기 장면


9. 공항의 의료센터 활용


기내에서 몸의 이상을 느꼈을 때는 항공기 착륙 후, 공항 의료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어떤 경우엔 승객이 자신은 괜찮다고 사양하고 다음 항공편을 이용하다가 기내에서 결국 사고를 당하는 사례도 있다. 

간단한 진료나 진찰로 예방할 수 있었던 것을 자칫 생명의 위급상황으로까지 몰고 갈 수도 있으니 몸 상태가 의심되면 즉시, 혹 상황이 허락되지 않으면 항공기가 도착해서라도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대부분 국제선 대형 공항에는 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니 이를 적극 활용하는 편이 좋겠다.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항공 여행을 마지막까지 그 기쁨을 간직하려면, 예상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에 대해 항상 준비하고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특히 무엇보다 자신의 몸 상태를 온전히 잘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준비라 하겠다.

그런데 재밌지 않은가?  어느 항공편이든지 대부분 의사나 간호사가 적어도 한명 정도는 꼭 탑승하고 있다는 사실이...
16 Comments
  • 프로필사진 foxer 2008.03.11 11:28 신고 제일 좋은건 자기가 자기몸 상태를 잘 체크하는거 같네요ㅎㅎ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3.12 00:32 신고 네. 무엇보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조심해야겠죠?
  • 프로필사진 Draco 2008.03.11 14:47 신고 작년인가 본 뉴스에
    어떤 사람이 심장 발작을 일으켰는데,
    하필 그 항공기가 심장학회 모임때문에 관련 권위자급들의 의사들을 다수 태우고 가던 참이었다더군요 -_-;
    그래서 응급조치 잘했다고 합니다 :)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3.12 00:34 신고 늘 고마운 분들이지요.. ^^
  • 프로필사진 Zzokpa 2008.03.11 23:08 신고 그래도 착한 의사분들 많으신가 보네요. 제가 의사라면 절대 안 나설것 같은데..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3.12 00:36 신고 아마도 사명감이라는 게 나서게 하는 힘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 프로필사진 김석현 2008.03.11 23:46 신고 그런데 비행기가 만석이라면 의사나 간호사가 최소 한두명은 있을것 같네요
    글을 읽다가 마지막줄 보고 한번 계산해 봤습니다.

    2005년 통계보니 의사 1인당 인구가 580명정도니
    인구의 약 0.2%라 잡고
    간호사는 의사보다 수가 많으니까 둘 합치면 못해도 0.5%는 넘겠죠?

    비행기 좌석 A330기준으로 300석정도 되니까
    의사나 간호사가 한명도 안탈 확률은 (0.995)^300=0.22

    인구수로만 따져도 이정도인데
    아무래도 일반인들보다 비행기 이용할 확률이 약간이라도 더 높을테니
    사람 많은 비행기에서는 있는 경우가 많을것 같네요

    물론 사람 별로 안탄 비행기에서조차
    꼭 한두명씩은 있다고 하면
    정말로 미스터리한 일이던가
    아니면 생각하는것보다 의료계 종사자들은 비행기를 많이 이용한다는 것이겠죠

    다음글도 기대하겠습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3.12 00:38 신고 감사합니다. ^^
    전 그냥 막연하게 현상만 기술했는데, 수치적으로도 표현해 주셨네요.
    듣고 보니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계 종사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프로필사진 dreamer 2008.03.16 12:54 신고 보통 기내에서 위급상황 발생시 의사, 간호사 분을 만나는 일이 해외 토픽에 나올만할 일일꺼라 생각했는데, 기내에 꼭 한 분씩은 계시다는게 흥미롭네요.
    마래바님 알찬 글과 정보들 잘 읽고 갑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3.17 05:25 신고 늘 감사합니다.
    저도 처음엔 운 좋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차츰 사례를 보니 상당 수가 의사, 간호사로부터 도움을 받았더라구요..^^
  • 프로필사진 양깡 2008.03.18 10:17 신고 전에 항공기 내부에서 3명의 응급환자를 경험했는데, 이제는 비행기 타기 좀 무서워요 ^^;; 관련글 트랙백 걸어봅니다.
  • 프로필사진 고수민 2008.07.26 01:17 신고 진작 글을 읽었답니다. 찾아서 트랙백 걸려다가 게으름을 피우고있었는데 어떻게 숨겨진 제 글을 찾아서 읽어주시고 트랙백까지 걸어주셨네요. ^^;;

    하여간 여행이 부쩍 많아지는 여름철에 기내응급상황은 생각만해도 떨립니다. 어쩌다보니 왕복 여행에 두번다 응급을 보았네요.

    그나저나 항공기 승무원분들 참 친절하고 침착하게 대처를 잘 하시더군요. 의사가 필요없을 정도로.... ^^;;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7.29 17:55 신고 사실,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행동하기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오죽하면 쓰러져있는 사람, 함부로 옮기지 말고 119 부르라고 할 정도니 말입니다.
    물론 함부로 옮겨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니 이를 방지하자는 차원이긴 합니다만..
    의사의 경우에는 자칫 '책임'까지 운운하는 현실이다보니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의 의료행위에도 책임을 묻는 판에 우연히 마주친 상황에 대한 것은 어떨 지 ....

    늘 블로그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 프로필사진 byby 2008.08.29 14:23 신고 gmrm
  • 프로필사진 bgs+ 2008.11.23 21:00 신고 지난번에 뉴욕발 인천행 아시아나 타고 오면서, 갑자기 쓰러져서 그런 경험이 있는데,

    승무원분들이 하는 말씀이 의사분 계시는지 알아봐 달라고 막, 주위 승무원분들께 그런말을 하는데,,

    비상구 좌석에 의사분이 있어서 조치를 좀 해주셨었죠...

    그 이후에 갤리(?)였나, 승무원분들 음식 조리하시는 곳에서 담요 깔고, 한 30분정도 누워 있었다는... 청진기도 대보시고, 혈압도 재신 다음에,, 그 후에도 계속 막 챙겨주시고 했었어요~ ㅋㅋ

    인천공항에도 의료센터가 있긴 한가요? 근데, 새벽에 도착한 비행기라서 그때 문을 열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11.23 23:44 신고 그래도 별일 없으셨다니 다행입니다. ^^
    인천공항에도 의료센터가 있습니다. 야간에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마 중간에 회복되셨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 같네요. ^^
    건강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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