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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에게도 술 마실 권리를 ?

마래바 2008.03.07 15:28
이전 포스트에서는 승객의 항공기내 지나친 음주로 인한 폐해와 아픔(?)에 대해 살펴본 적이 있다.

지나친 과음으로 인해 결국 이성을 잃고 승무원을 위협하다 징역 10월의 아픔을 겪은 미국의 사례에 대한 것이었다.

술이란 괴롭거나 즐거울 때 슬픔과 기쁨을 같이 하는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리 좋은 역할을 하지 못한다.

특히 자동차를 운전할 때 술이 금물인 것은 삼척동자도 알만큼 그 위험성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것이 음주운전이긴 하지만..

이렇게 근절되지 않는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인지 더욱 강화된 음주운전 기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강화되는 음주운전 기준

강화되는 음주운전 기준

혈중 알콜 농도 0.03%는 소주 한잔만 마셔도 측정되는 수준이라고 하니, 앞으로는..

"소주 딱 한잔 밖에 안했습니다. !!   정말이라고요 !  문제 없어요"

이런 식의 변명도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음주 운전, 아니 음주 비행은 얼마나 ?

자동차 음주운전 사고가 자신과 주변에게 엄청난 피해를 끼친다고 하지만, 항공기 사고와는 그 피해를 비할 바가 아니다.  항공기는 특성 상 사고 발생 시의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피해가 뒤따르므로 조종사의 음주는 대단히 엄격한 기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런 !! 술먹고 비행하셨나?

이런 !! 술먹고 비행하셨나?

몇년 전에 우리나라 모 항공사의 조종사 노조가 파업할 때 주장했던 내용 중의 하나도 이 음주/약물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무작위로 실시하는 음주/약물 측정을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었다.  비행 전의 이런 음주/약물 측정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이 자칫 안전한 항공기 운항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었고 비행 전이 아닌 비행이 끝난 다음에 측정하는 것으로 하자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항공사와 정부 당국은 비행 전의 음주/약물 측정은 꼭 필요한 것이며, 이것 또한 조종사 전체를 매번 실시하는 것도 아닌 이상, 음주 측정이 심리적 압박을 불러온다는 노조의 주장을 일축했었다.  더군다나 비행 후 측정이라는 대안도 사고란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지 사고가 난 다음 측정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강경하게 대응했었다.


"어이, 김 기장!  내일 술 한잔 어때?"

"조오치~ ♬ 근데, 잠깐만...  내 비행 스케줄이 어떻게 되지? 한번 보자..."
"이런 안되겠네... 모래 오전 일찍이 비행 스케줄이 있어서 말이야 ㅠ.ㅜ "

이렇게 조종사들은 술 한잔을 하려고 해도 자신의 비행 스케줄을 확인하지 않으면 안된다.  내일 비행해야 할 조종사가 오늘 저녁 늦게까지 술을 마신다는 것은 승무 규정(법)을 어기는 것이 될 지도 모르니 말이다.


비행 전 무작위 음주 측정

현재 항공법 상에는 음주 등으로 인한 혈중 알콜 농도가 0.04%를 넘으면 비행 등 항공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 기준은 조종사 뿐 아니라 객실에서 승객에게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객실 승무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사실 객실 승무원 역할이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음주 규정은 비행 전 뿐만 아니라 비행 중에도 지켜야 하는 것으로, 비행 중에도 알콜은 접근 불가 음식류 중의 하나다.


건설교통부의 ‘항공운항기술기준’(8장)을 보면

‘항공안전 관련 중요임무 종사자는 공무원 및 의료기관의 요청이 있을 시 임무수행  8시간 전부터 임무수행 직후까지 혈중 알코올 농도, 마약, 약물의 잔존 여부에 대해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Southwest 음주비행이 기사화 되기도..

Southwest 음주비행이 기사화 되기도..

이러다 보니 각 항공사들은 기본적으로 조종사들에게 (항공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비행하기 12시간 전까지만 음주를 허용하고 그 기준시각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즉, 비행하는 시각을 기준으로 12시간 이내에는 음주를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이렇게 법(8시간)보다 더 엄격한 기준(12시간)을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안전을 위한 항공사들의 이중 예방장치일 것이다.



그렇지만 술은 참을 수 없는 유혹?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지만 이렇게 법(규정)으로 음주 비행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은 술은 참을 수 없을만큼 유혹적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할 것이다.  미국에서 금주법이 실행되는 시대에도 밀주가 성행했던 것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 러시아에서는 항공 기관사 등 승무원들이 전날 파티에서 술로 인한 영향으로 인해 항공기 운항이 중지되는 사태를 맞았고,  결국 8시간 뒤에 다시 (호흡) 음주 테스트를 거쳐 음주상태에서 벗어난 뒤에야 비행
  • 미국에서는 관제사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항공기를 수상히 여겨 착륙 후 조사한 결과 음주상태였다고.. 그리고 그 자가용 비행기 조종석에는 다른 처방되지 않은 약과 다른 술도 발견
    관제사 신고로 조종사 음주비행 적발
  • 또 보안 검색대 직원이 보안검색 시 음주 상태가 의심되는 조종사를 경찰에 신고해 비행 전에 제지당하는 일 등 조종사의 음주 적발이 그리 흔치 않게 발생하는 일
  • 또한 국내 모 항공사에서는 조종사 상태를 동승한 다른 조종사가 수상히 여겨 신고한 결과 음주상태로 밝혀져 결국 이 조종사는 옷을 벗게 되었다는 후문도..

자동차 음주 운전도 마찬가지겠으나 항공기의 음주 비행은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자신만이 아닌 수십, 수백 명, 나아가서는 수천 명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항공기 사고를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조종사가 술 마실 권리는 정해진 규정 안에서만 누릴 수 있는 제한적인 자유인 것이다.

조만간 자동차 음주 운전 기준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조종사 음주 기준도 지금보다 더욱 강화될 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점점 술이나 담배는 우리같은 일반인들에게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조종사들에게까지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인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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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Comments
  • 프로필사진 핑키 2008.03.07 17:20 신고 모두 시작은 다 그렇게 얘기합니다.
    그래서 진짜 딱 한잔해도 안믿어주는게..
    아니 못믿는게 현실이죠.
    알콜넣고 운전대잡는거는 정말 몰상식한짓
    죽을려고 작정한짓..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3.09 15:50 신고 술이 자신을 망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남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것이죠.. ^^;;
  • 프로필사진 Draco 2008.03.07 21:58 신고 럭키루이라는 드라마에 나왔던 조종사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5년 전에 전 비행기 조종사였습니다
    하루는 12잔의 보트카토닉을 마시고
    LA로 가는 비행기를 몰았습니다
    문제는, 원래 목적지가 샌디에이고였습니다"
    ㅎㅎㅎㅎ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3.09 15:50 신고 ㅋㅋ 술먹고 목적지를 잘못알고 비행했다는 얘긴데..
  • 프로필사진 Snineteen 2008.03.08 13:10 신고 정말 술이 왠수지..^^..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3.09 16:06 신고 넵.. 웬수죠..
    근데 너무 술한테만 책임을 지우는 것도.ㅋㅋ
  • 프로필사진 답설무흔 2008.03.08 18:23 신고 강요하는 음주문화나 자신과의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는 음주는 모두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겠죠.

    글 초반 몇 년 전 파업한 조종사노조의 주장이 나와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당시 조종사노조가 음주측정에 반대했던 이유는 혈액을 채취해서 음주측정을 하는 방식때문이었습니다. 자동차운전시에 교통경찰이 시행하는 방식 같은 음주측정이었다면 반대하지 않았을 겁니다.
    실제로 해당 항공사에서는 혈액을 채취했던 예가 한 번 있었구요. 이런 이유로 조종사들이 음주측정에 거부감을 가지게 된 겁니다.

    파업 당시 양측이 극도로 신경이 날카로웠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도 합니다만 우리나라 언론의 수준상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탓에 많은 오해가 있기도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프로필사진 페페 2008.03.14 08:01 신고 좋은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듣자 하니 기장과 부기장이 비행중에 하는 업무가 다르다고 하더라구요. 또.. 조종사분들 이륙때는 엄청 바쁘시겠지만 일단 순항고도에서 순항중에는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계기판 체크를 한다고 해도 열시간동안 체크만 할수 있는건 아니잖아요.. ㅋㅋ 아무튼 조종사들이 비행중에 하는 일.. 기장과 부기장의 역할.. 이런 포스트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ㅎㅎㅎ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3.17 05:20 신고 안녕하세요^^
    기장 부기장의 역할에 대해 한번 포스트 준비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프로필사진 홍성하 2008.09.10 18:31 신고 음주운전/비행 자살행위이자 살해행위입니다.

    비행전 날은 반드시 금주해야죠^^

    조종사의 하루 최고 비행시간은 8시간입니다. 열시간씩 조종하는 경우는 교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9.10 20:53 신고 조종사가 몇명 근무하느냐에 따라 다른데요.
    예를 들어 기장, 부기장이 탑승하는 경우엔 말씀하신대로 항공법상 8시간이구요. 브리핑부터 비행 후 브리핑까지 총 12시간이 규정입니다.
    기장 1명, 부기장 2명인 경우는 승무 가능시간이 12시간으로 늘어납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
  • 프로필사진 baikalkr 2008.09.23 10:57 신고 정말 심각한 문제는 음주운전이나 음주비행단속보다, 음주소란, 음주난동, 음주폭행, 음주살인 등을 하고도 나중에 술때문이라고 변명하면
    용서하고 방면해주는 사회적 분위기와 사법부의 의식이다.
    음주운전은 가중처벌되는데 왜 음주폭행은 가중처벌은 커녕 그냥 적당히 용인되니 문제다. 음주운전 및 음주비행과 더불어 음주로 인한 모든 범죄행위는 가중 처벌되어야 밝고 건강한 사회가 될것이다. 아참
    또한 음주는 허가된 장소에서만 하도록 햇으면 좋겟다. 공원,백사장
    산, 동네어귀, 편의점앞, 등 공공장소에서는 절대 음주를 허용해서는 안된다.
  • 프로필사진 마래바 2008.09.23 23:54 신고 요즘은 기내 소란을 엄단하는 분위기입니다. ^^
    예전에는 눈치때문에 훈방 내지는 모른 척 했던 경우가 많았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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