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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부모님이 일터로 가시고 남아있는 우리 형제에겐 늘상 50원짜리 동전 한 두개가 손에 쥐어져 있곤 했다.

그 당시 마땅히 놀거리가 없었던 우리들에겐 친구들과의 산으로 들을 맨발로 뛰어다니며 하루종일 지칠 때까지 실컷 놀다가 그것도 지치면 군것질, 동네 만화방이 나머지 재미였던 것 같다.

만화책 한권 한권을 아껴 보면서 장면 하나 하나에 상상의 장면을 그려보곤 했다.
(정작 동화책이나 소위 말하는 유익한 서적을 별로 읽지 않고 늘상 만화책에 빠져 살았었나 보다 )



그래서인지 성인이 되고 이제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에도 만화는 내게 늘 상상의 도구다.

예전처럼 상상의 날개를 펴지는 못하지만 간혹 무료할 때 또 다른 생각을 하게하곤 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 중에 또 하나가 영화인데, 만화책을 좋아했던 이유에서인지 영화도 그에 못지 않은 환상적이고 상상속에서나 그려질 만한 그런 종류의 영화들이 사실 더 좋다.
(SF적 요소가 들어간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법정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 걸 보면 상당히 아이러니 하다.)

어릴 적 스타워즈를 보면서 광선검 하나에 무척 신기해 했다.
그 광선검은 어떤 기법을 통해서 만들어진걸까? 제국의 로봇들은 진짜 로봇일까? 아니면 사람이 들어가 있는 걸까? ㅋㅋ
왜 그리 궁금한게 많았었는지..

용가리
그 무렵 우리나라에서도 나오기 시작한 어린이 만화영화와 영화들..

일견 유치하고 볼품없고 가치없는 영화라 폄하하지만 심형래의 "우뢰매" 시리즈,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그를 어린이 영화의 영웅으로 만들어 준 "영구와 땡칠이".. 비공식 흥행 기록으로 270만명을 동원했다고 하니 우리나라 영화의 중흥기라 불리우는 요즘에도 그리 간단하게 나올 수 있는 흥행 기록은 아니다.

그리고 연속해서 제작된 "영구" 시리즈는 장기간에 걸쳐 흥행을 이어갔다.

그러나 곧 심형래는 "괴수" 영화의 시발점을 만들어내게 된다.

"영구와 공룡 쮸쮸"

아마도 이 영화는 심형래 개인적으로는 이후 자신의 영화에 대한 방향을 확실하게 정하는 디딤돌이었으리라.

이 영화 "영구와 공룡 쮸쮸"는 "용가리"에 이어 곧 개봉될 "디-워"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이끄는 시초였던 것이다.


그러나 심형래가 그렇게 장담하고 자신했던 영화 "용가리"는 그 스토리와 시나리오의 엉성함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경험하며 "신 지식인"에서 졸지에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아픔을 겪게 한다. 컴퓨터 그래픽의 발전된 기술이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실패의 큰 원인이었으리라.

그 실패의 충격으로 그만둘 줄 알았던 심형래는 또 다른 괴수영화 "디워(D-War, http://www.d-war.com/)"에 도전한다.

시작한 지 벌써 6년... 개봉한다, 그만둔다. 나름대로 영화인들, 팬들 사이에서 입에 오르내리던 그 영화가 드디어 올 8월에 개봉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1,500 여개의 개봉관에 동시에 걸린다고 하는데.. 그리고 한국에서도 동시 개봉..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 나올 영화 디워(D-War)에 대해 그리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각본, 시나리오의 빈약함으로 인한 실패를 먼저 우려하고 있다.

그 첨단 그래픽 기술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다시 한번의 예상된 실패의 원인을 "각본"에서 찾고 있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나로서는 뭐라고 평가하긴 힘들다.

아니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예단하는 것처럼 정말 B급 영화가 나올지도 모른다. 그래서 또 다른 실패의 기록을 남기게 될지도.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며 어릴 적의 꿈들과 희망을 너무 빨리 잃어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만화(영화)를 보면서 눈을 감고 그렸던 그 상상의 세계를 말이다.

반면에 정말 미련하고 모자라다 싶을 만큼 자신의 생각을 이 만큼 꾸준히 추진할 수 있는 이 사람은 마음에 아직도 동심의 세계를 품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게는 벌써 없어져버린 꿈의 세계를 그 나이가 되도록 아직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가며 하나씩 일궈가고 있는 심형래를 보면 부럽기까지 하다. 그는 그 일의 성패를 떠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 했기에 아마도 후회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영화의 결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아직은 젊기(?)에 또 다른 도전과 길을 찾을지도...


덧) 개봉하면 꼭 한번 가서 봐야겠다. 재미적 요소만 충분해도 어느정도의 성과는 거둘텐데..

      기대반.. 안타까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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