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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소개에서도 밝힌 바가 있지만 나는 항공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항공업 하면 흔히들 조종사나 예쁜 객실승무원을 떠 올리곤 하나, 나는 조종사도, 엔지니어도, 게다가 얼굴 예쁜 승무원도 아닌 일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일반영업직에 종사하고 있다.
그렇지만 항공업계에 있다 보니 주변 사람들로부터 종종 내가 가진 지식수준으로는 대답하기 힘든 질문들을 받곤 하는데, 이게 일반적인 내용이라면 괜찮겠으나, 전문적 지식을 요하는 내용까지 있으니 난처할 때가 있는게 사실이다.

그래도 내가 아는 범위 내의 것은 열심히 설명하고, 모르는 부분은 나중에 공부를 해서라도 알려주곤 한다.

블로깅을 시작한 지도 언 1년이 훌쩍 넘어가 버린 지금, 기왕 시작한 김에 내가 알고 있는 지식 범위 내에서 항공 상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너무 어려운 얘기는 빼고.. 사실 나도 잘 모른다 ^^)

우선 오늘은 항공기 연료에 대해 알아보자.
"평소 항공기를 이용하면서 궁금했던 사항이 있는데요. 좀  답변을 주십시요. 서울- 제주간  편도  비행기 사용 기름량 및 기름값을 알고 싶습니다.
이런 질문들이 종종 올라오곤 한다.

여기서 연료 넣겠다구?

방향 잘못 잡으셨는데요 ^^

마치 초등학생이 궁금해할 것 같은 질문이지만, 사실 성인인 나도 아무것도 아닌 게 궁금할 때가 있곤 하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도 에쿠스, 벤츠 같은 대형 차종과 마티즈 등의 소형 차종간의 연료 소모량의 차이는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서울/제주 구간에는 다양한 기종이 취항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종에 따라 연료 소모량이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현재 제일 대형기의 대표기종이자 흔히 점보기로 잘 알려진 B747-400 기종의 경우를 기준으로 하여 소개한다.
 
일반인들은 항공기가 운항하는 데 소요되는 항공유의 분량(부피)을 기준으로 알고 싶어하지만 항공사들은 이착륙 시의 항공기 무게를 중시하기 때문에 소요되는 항공유의 경우도 부피로 따지기 보다는 무게로 환산을 한다.
 
B747-400 기종은 김포공항에서 제주공항까지 편도로 1회 비행을 하는 데 20,900 파운드가 소요된다. 항공유 6.7 파운드를 통상 우리가 부피의 단위로 많이 인용하는 갤런으로 환산하면 1 갤런이기 때문에 총 3,119 갤런에 해당되며 이를 다시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군용드럼으로 환산하면 62 드럼(1드럼은 50 갤런)에 해당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김포공항 -> 제주공항 소요 연료량은?  20,900 파운드 (B747-400 기종의 경우)
- 20,900 파운드 = 3,119 갤런 = 약 62 군용드럼 (1드럼=50갤런)

제주까지 날아가는 내내 공중에 기름을 쏟아 붓는다고 할 수 있다. 콸콸콸~~

참고로 인천공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까지 비행하는 항공기는 약 670 드럼 정도의 연료가 소모된다.


2007년 1월 현재 기준 한국 내에서 거래되는 항공유 가격은 갤런당 미화로 1.79달러(거기다 Tax도 포함해야)이며 따라서 제주까지 소요되는 3,119 갤런의 항공유 가격은 약 550 만원 가량이 될 것이다.

항공유 가격(국내 가격 기준) --> US 1.79 $/Gallon + Tax (2007년 1월 현재)
                  * 1 Gallon = 6.7 파운드(LBS) 

환율: US$1.00 = KR₩ 950 적용하면

서울에서 제주까지 사용되는 편도 기름값은?  약 5,500,000 원

그래서 시기, 계절에 따라 유동폭이 큰 유가와 환율이라는 것의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산업 중에 대표적인 것이 항공산업이다.
 
요 몇 주는 기름값이 하락 안정세에 있긴 하지만 작년 초에 비해 기름값이 거의 두배 가까이 올라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졸라맨 허리가 더 아프다. 그러나 다행이도 환율이 비교적 안정세에 있어 급격한 유가 오름세를 그나마 보정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승객 몇 명을 태워야 최소한 기름값을 건질 수 있을까?

요즘 서울/제주간 일반석 성인 편도 요금이 약 84,000원 정도니 B747-400 항공기에 최소한 성인 65명 이상은 탑승하고 운항을 해야 기름값이라도 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거기다 인건비, 자재비, 각종 영업비 등을 더하면 소위 말하는 BEP(Break Even Point)를 넘기려면 평균 탑승율이 70%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그렇지만 주말, 여름철 등 일부 성수기를 제외하고는 그 BEP를 넘기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어서 항공업에 종사하는 샐러리맨으로서 답답할 때가 적지않다.

공상과학 이야기처럼 석유 연료없이 중력만 이용해서 비행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몰라. 비행접시처럼 ㅋㅋ 


덧) 이 글을 작성할 때만 하더라도 서울(김포) - 제주 간 B747-400 항공기도 자주 운항했었으나, 지금(2008년 초)은 주력기종이 A300, B737로 바뀌었네요..  이점 감안해서 봐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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